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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명의 의료진이 만들어낸 ‘기적의 생환’
11월, 중국 시안국제의학센터병원에서 한 감동적인 장면이 있었다. 병원 부원장 류옌통(刘延彤)이 병동을 돌던 중, 자신이 살려낸 4살 남자아이에게 작은 선물을 건넸고, 병상에 누운 아이는 고사리 손으로 “감사해요”라는 의미처럼 동요를 불러줬다.
그러나 단 5개월 전, 이 아이는 18층(54m)에서 추락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의료진 대부분은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4살 아이, 54m 고층 추락… “이 아이, 못 살 수도 있다”
5월 21일 오전 8시경, 시안국제의학센터병원 11개 진료과에 응급 경보 메시지가 동시에 발송됐다.
“4세 남아, 54m 고층 추락, 생명 위독. 15분 후 도착 예정.”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키 1m 남짓한 아이는 온몸이 피범벅이었고, 눈·코·입·귀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흘렀다. 양쪽 다리는 골절로 꺾여 있었고, 하체는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응급실에서 들려온 말은 더 절망적이었다.
- “동공이 이미 고정됐습니다!”
- “맥박 없습니다!”
- “호흡도 없습니다!”
30년 경력의 류옌통 부원장은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은 아이를 본 적 없습니다.”
부모는 울다 지쳐 말도 못 하며 “제발 살려만 주세요”를 반복했다.
✔ 5mm도 안 되는 혈관… “약물 투여 못 하면 5분도 버티지 못한다”
추락 충격과 대량 출혈로 인해 아이의 정맥은 완전히 수축해 거의 ‘실’처럼 가늘어져 있었다. 혈관이 막혀 약물이나 수혈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에 응급실 팀장 왕젠룽(王建龙)은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다.
▶ 목의 ‘내경정맥’을 초정밀로 찔러, 관을 직접 아이의 ‘심장 안’으로 넣는 방법.
간호사가 심폐소생술을 할 때 1초 동안 혈관이 약간 팽창하는 순간, 왕젠룽은 초 단위로 시간을 세며 바늘 각도를 조절했다.
“27초… 28초… 됐다! 들어갔다!”
드디어 약물과 혈액이 심장으로 투입되기 시작했고,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병원 도착 후 불과 3분 만의 일이다.
✔ 전신 25곳이 손상… “혈액을 네 번 교체한” 사투의 수술
검사 결과는 그야말로 ‘전신 치명상’이었다.
- 특중형 개방성 뇌손상
- 두개골 파열 · 분쇄골절
- 양쪽 다리 개방성 골절
- 골반 골절
- 대퇴정맥 완전 파열
- 폐손상, 장기 손상 등 총 25개 진단
아이의 왼쪽 사타구니엔 30cm 이상 깊고 찢어진 상처가 있었고 대퇴동맥·정맥이 모두 끊어져 다리는 이미 얼음처럼 차가웠다.
수술이 늦어지면 즉시 절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수십 명의 의료진이 동시에 협력해 247분(4시간 7분)에 걸친 생사의 수술을 진행했다.
혈관을 mm 단위로 이어 붙이고, 뼛속에 박힌 흙·모래·녹을 떼어내고, 파열된 혈관을 재건하고, 수십 번의 지혈을 반복했다.
그날 수술 안에서만 아이는 ‘전신 혈액이 네 번이나’ 완전히 교체됐다.
그리고 마침내, 끊어졌던 다리 혈관에서 따뜻한 혈류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 5개월 동안 10번 이상의 대수술… 아이는 결국 깨어났다
하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첫 한 달 동안만 크고 작은 수술 수십 회, 전신마취 대수술만 10회 이상 진행됐다.
의료진은 매일매일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 개두 수술
- 뇌부종 감압
- 골반·다리 재건
- 요로·방광·장 손상 수리
- 뇌실복강 단락술
- 두개골 성형
ICU에서는 24시간 전담 간호사가 붙어 매시간 체온·맥박·호흡·소변량·드레인 양을 기록했다.
아이의 의식을 깨우기 위해 엄마의 음성 메시지를 들려주고 아이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매일 틀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간호사가 물었다.
“엄마 보고 싶어?”
그 순간, 아이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의식이 돌아왔다는 신호’였다.
✔ 그리고 기적— 아이는 다시 걷고, 말하고, 노래를 불렀다
두 달 후, 아이는 말을 다시 시작했다.
- “고마워요, 의사 아저씨.”
- “누나, 물 주세요.”
침대 난간을 붙잡고 걷기까지 회복했고, 병상에서 시를 외우고, 심지어 동요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울었다.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 “기적은 우연이 아니다. 노력했기 때문에 기적이 찾아왔다.”
류옌통 부원장은 말했다.
“희망이 보여서 노력하는 게 아닙니다. 노력했기 때문에 희망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원은 11개의 진료과, 143명의 의료진 이름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며 이 아이를 살려낸 팀워크를 기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