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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38세의 크리스토퍼 스코르티스(Christopher Skoltes)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바로 그날, 자신의 두 살배기 딸을 차 안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었다.
피마 카운티 검찰은 “그의 사인은 자살로 보인다”며 “그는 정의의 심판을 피했지만, 피해 아동의 목소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영상·게임에 몰두한 사이, 2살 딸은 차 안에서 사망
비극은 2024년 7월 9일, 기온이 섭씨 42.8도(109℉)에 달하던 날 벌어졌다. 스코르티스는 두 살 딸 ‘파커(Parker)’를 SUV 안에 혼자 남겨둔 채 3시간 넘게 집 안에서 포르노를 보고, 게임을 하며, 맥주를 마셨다.
그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딸이 잠들어 있어서 깨우고 싶지 않았다”며 “엔진과 에어컨을 켜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차량의 자동 꺼짐 기능으로 인해 30분 뒤 공조 시스템은 꺼졌고, 차 내부는 ‘열지옥’으로 변했다.
검찰은 “그는 차량 시스템의 자동 종료 기능을 알고 있었다”며 “고의에 가까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 “차에 아이를 두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 아내의 절규
스코르티스의 아내 에리카는 마취과 의사로, 사건 당일 병원 근무 중이었다. 그녀가 퇴근 후 딸의 행방을 묻자, 스코르티스는 그제야 차로 달려가 이미 숨진 아이의 시신을 발견했다.
법정 제출된 문자메시지에는 부부 간의 대화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에리카: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제발 애들을 차에 두지 말라고!” 스코르티스: “미안해... 내가 어떻게 이런 짓을 했을까. 우리 아이를 죽이다니, 믿을 수 없어.”
두 부부의 세 자녀 중 다른 두 아이(당시 5세, 9세) 역시 “아빠가 우리를 자주 차에 혼자 두곤 했다”고 증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카는 재판에서 “그의 행위는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고 남편을 두둔했다.
⚖️ 유죄 인정 후, 20~30년형 앞두고 스스로 목숨 끊어
스코르티스는 2024년 7월 12일 체포된 뒤 2025년 10월, 2급 살인죄와 아동학대죄를 인정했다. 그는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평생 죗값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형량을 최소 20년에서 최대 30년형으로 권고했다.
그러나 형 확정 전, 그는 보석 상태에서 풀려나 있었다. 11월 6일 교도소에 자진 입감하기로 돼 있었지만, 그는 하루 전날 새벽, 100만 달러짜리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검찰 “정의는 멈췄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남았다”
피마 카운티 검사장 로라 코노버(Laura Conover)는 기자회견에서 깊은 분노를 드러냈다.
“오늘 아침, 정의는 잠시 멈췄습니다. 하지만 파커의 목소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의 짧은 생명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검찰은 또한 남겨진 세 아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신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고통이 족쇄가 아니라 하늘의 작은 천사가 되어 당신들을 지켜줄 거예요.”
📉 미국 사회를 흔든 ‘핫카(Hot Car)’ 비극
미국에서는 매년 수십 명의 아이가 보호자의 부주의로 차량 내부에서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 차 안 온도는 불과 10분 만에 50도를 돌파할 수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29명의 아이가 ‘핫카 사고’로 사망했다. 스코르티스 사건은 그 중에서도 ‘의도적인 방치’로 간주된 드문 사례로 기록됐다.
🕯️ 끝맺음 — 법은 심판할 수 있지만, 회복은 가족의 몫이다
스코르티스의 죽음은 그가 받아야 할 법적 처벌을 끝내 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이 겪게 될 상처와 죄책감은 어떤 형량보다 무겁게 남았다.
남겨진 아이들은 이제 ‘아버지를 잃은 날이 곧 여동생을 잃은 날’이라는 참혹한 기억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