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청소는 솔직히 눈에 보이는 곳만 하게 되잖아요. 바닥이랑 세면대, 샤워기 주변 이런 데는 물 묻을 때마다 닦게 되는데, 수납장 밑은 잘 안 보이니까 자연스럽게 손이 안 가더라고요. 저희 집도 그래요. 한참을 그냥 지나쳤는데, 어느 날 아이 욕실 슬리퍼를 꺼내려고 밑에 손을 넣었다가 뭔가 축축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설마?' 하고 밑을 들춰봤는데, 거기 곰팡이가 까맣게 피어 있었어요. 완전히 깜짝 놀랐죠. 거기까지 물이 닿았다는 것도 몰랐고, 그렇게 오랫동안 청소를 안 했다는 사실도 무서웠어요.
욕실 수납장 밑, 왜 곰팡이가 생길까요?
사실 욕실이란 공간 자체가 곰팡이 생기기 딱 좋은 조건이에요. 늘 습하고, 따뜻하고, 환기도 잘 안 되잖아요. 수납장 밑은 특히 문제가 되는 게, 거기는 물도 고이고 공기도 잘 안 통해요. 저희 집은 세면대 밑에 붙어 있는 수납장인데, 수건도 넣고 세제 같은 것도 쟁여두는 공간이거든요. 그런데 그 밑으로 물이 한 방울씩 새거나, 샤워하다가 튄 물이 조금씩 들어가게 되면, 거기서부터 곰팡이가 자라기 시작해요. 더구나 욕실 바닥 타일은 물기를 다 흘려보내는 구조가 아니라서, 모서리나 틈새에 물이 살짝이라도 고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곰팡이랑 냄새가 나는 원인이 되더라고요. 또 하나, 수납장 바닥판 재질이 나무 거나 MDF일 경우에는 더 심각해요. 수분 흡수가 되면서 내부까지 젖게 되면, 그 안에서 곰팡이 번식이 시작되는 거예요. 겉보기엔 멀쩡해도, 안쪽에서 이미 색이 변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요. 저는 처음엔 단순히 물이 튄 건 줄 알았는데, 닦아도 자꾸 그 자리에 축축한 기운이 남더라고요. 냄새도 은근히 올라오고요. 그러다 가만히 살펴보니까 실리콘 줄눈 사이에도 곰팡이 자국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진작 알았으면 더 자주 들춰봤을 텐데, ‘괜찮겠지’ 하고 방치한 게 화근이었어요.
저는 이렇게 청소하고 관리하고 있어요
우선 수납장을 완전히 비웠어요. 안에 있던 수건이랑 화장지, 청소용품 같은 거 꺼내보니까, 일부는 아래가 젖어 있더라고요. 제일 먼저 바닥판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베이킹소다랑 식초 섞은 물을 스프레이에 담아 골고루 뿌렸어요. 한 10분 정도 놔뒀다가 솔로 문질렀는데, 곰팡이 자국이 확실히 옅어지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완전히 없어지진 않아서 락스를 소량 희석해서 다시 한번 닦았어요. 환기는 꼭 시키고 마스크도 썼고요. 그다음엔 제습 효과를 위해 신문지나 수분 흡수제를 깔아 뒀어요. 인터넷 찾아보니까 제습제보다도 신문지를 겹겹이 깔아 두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갈아주는 게 생각보다 효과가 괜찮대요. 저는 신문지 깔고 그 위에 수건 올려두는 식으로 다시 정리했어요. 그 이후로는 확실히 다시 축축해지거나 냄새나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그리고 청소 주기 자체를 바꿨어요. 예전엔 욕실 청소하면 바닥, 세면대, 거울만 닦고 끝이었는데,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은 꼭 수납장 밑을 확인해요. 방법은 간단해요. 바닥 손으로 한 번 짚어보고, 색깔 변한 자국이 보이면 바로 닦아요. 그리고 샤워하고 나서 물 튀었을 것 같은 날은 수건으로 그냥 쓱 한번 밑에 밀어주는 습관도 들였고요. 처음엔 번거롭지만 익숙해지면 10초도 안 걸려요.
가족이 매일 쓰는 욕실, 안 보이는 데가 더 중요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욕실 청소를 대충 하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까, 진짜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특히 아이가 있다 보니까 더 걱정이 되더라고요. 곰팡이 냄새도 그렇고, 바닥에 습기 많은 곳에서 자꾸 놀면 건강에도 안 좋을 수 있잖아요. 혹시 지금까지 욕실 수납장 밑을 한 번도 들춰본 적 없으셨다면, 오늘이라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딱히 문제없어 보여도, 바닥판이 색이 변해 있다거나, 모서리에 곰팡이 자국이 희미하게 번지고 있다면 바로 조치하시는 게 좋아요. 그냥 방치하면 곰팡이 번식은 금방 커지거든요. 한 번 생기면 잡기도 어려워지고요. 청소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락스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고, 신문지나 물티슈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너무 오래 방치하지 않는 거, 그게 제일이더라고요. 저도 이번 일 겪고 나서야 알았어요. 겉은 멀쩡해 보여도 안쪽은 생각보다 더 습하고 더러울 수 있다는 거요. 오늘 꼭 한 번, 욕실 수납장 밑 살펴보세요. 진짜 의외의 발견이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