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고백하자면, 처음엔 저도 유튜브가 있어서 참 편했어요. 밥 할 때, 설거지할 때, 잠깐이라도 조용히 있고 싶을 때 태블릿을 쥐여줬죠.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넘겼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유튜브 안 보여주면 짜증’부터 내더라고요. 그때 좀 충격이었어요.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날부터 남편과 상의해서 ‘유튜브 시간을 줄여보자’고 결심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계획처럼 되지 않았어요. 울고 떼쓰고, 저도 지치고… 그래도 조금씩 바꿔나가니까, 진짜로 달라지더라고요.
1. 유튜브를 ‘끊기’는 너무 어려웠어요
처음엔 결심했죠. “오늘부터 유튜브는 금지야!” 하지만 며칠 못 갔어요. 마트에서 줄 설 때, 병원에서 기다릴 때, 피곤한 날… 결국 “10분만 보고 그만 보자” 하고 또 틀어줬죠. 그래서 생각을 바꿨어요. ‘끊기’가 아니라 ‘조절하기’로.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 쓰잖아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완전히 보지 말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조금씩 조절하는 게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하루 시청 시간을 정해주고,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안 통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효과 있었어요. 아이가 ‘자기가 정한 규칙’이라고 생각하니까 조금은 더 지켜보려고 하더라고요.
2. 유튜브 규칙을 ‘같이 만들었더니’ 달라졌어요
처음엔 타이머를 썼어요. 10분, 15분… 시간 지나면 꺼지게 설정하고. 근데 타이머가 울리면 울고불고, 매번 실랑이였어요. 그래서 방법을 바꿨어요. 아이랑 같이 종이에 시간표를 그렸어요. ‘유튜브 약속 노트’를 만든 거죠. - 하루 한 번 보기 - 학습 영상 1개, 동화 영상 1개 - 다 보면 “유튜브 끝!” 하고 직접 말하기 이런 걸 아이랑 이야기하면서 직접 그려서 냉장고에 붙였어요. 그리고 지키면 별 스티커 하나 붙여줬어요. 이게 진짜 효과 있었어요. 아이가 “오늘 약속 지켰어!” 하면서 뿌듯해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엄마가 정한 룰’이 아니라 ‘내가 만든 약속’이라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가끔 지키기 싫어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땐 하루 쉬는 대신 다음 날 더 지키기! 이런 유연한 방식으로 대처했어요. 100% 완벽할 순 없지만, 점점 좋아졌어요.
3. 유튜브 대신 아이가 빠진 것들
가장 힘들었던 건 ‘대체할 게 없을 때’였어요. 유튜브를 꺼도, 딱히 할 게 없으면 결국 또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재미있어할 만한 활동을 찾기 시작했어요. - 냉장고 자석 놀이 - 오늘 간식 내가 고르기 - 엄마랑 간단한 종이접기 만들기 (종이컵 전화기 만들기, 접시 그림 그리기 등) - 역할놀이 (슈퍼 주인 vs 손님) - 엄마와 같이 책 읽기 또 교육용 앱도 활용했어요. 호두잉글리시나 차이의 놀이 같은 건 아이가 ‘게임처럼’ 느껴서 거부감이 덜하더라고요. ‘태블릿은 무조건 유튜브’라는 인식을 조금씩 바꾸는 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되도록이면 아이랑 같이 했어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그게 효과가 있었어요. 혼자 하라고 하면 결국 다시 유튜브로 가니까요.지금도 완벽하진 않아요. 주말엔 조금 더 보게 되고, 컨디션 안 좋은 날은 예외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패턴’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예전엔 틀어주는 게 당연했는데, 이젠 아이가 “이 영상만 보고 끌게” 하고 스스로 말해요. 그 한마디에 저는 속으로 눈물 날 뻔했어요. 유튜브 줄이기, 정말 쉽지 않아요. 엄마도 지치고, 아이도 화나요. 하지만 조금씩, 진짜 조금씩 하면 아이도 달라지고, 나도 달라지더라고요. 혹시 지금 같은 고민하고 계신 분 있다면, ‘완벽하게 끊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조절하고 대체할 방법 찾기부터 시작해 보세요. 우린 엄마니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함께라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