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다 하고 나면 뿌듯하잖아요. 물기 털어서 식기건조대에 쫙쫙 올려두고, 뭔가 일 하나 끝낸 기분이 드는 거요. 근데 며칠 전에요. 국그릇을 건조대에서 꺼내다가 실수로 밑으로 떨어뜨렸는데, 거기 밑바닥 보자마자 진짜 말이 안 나왔어요. 그냥 물 좀 고여 있겠거니 했는데… 그 밑에 까만 물 때에 곰팡이처럼 생긴 게 덕지덕지 있더라고요. 너무 충격받았어요. 우리 가족이 먹는 그릇이 항상 저 위에 올려져 있었는데, 그 밑이 그렇게 더러웠다는 걸 몰랐던 거예요.
한 번도 안 닦아보셨다면… 지금 꼭 열어보세요
솔직히 식기건조대는 겉만 닦아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물 떨어지는 트레이만 가끔 씻어주고, 위에 올려진 선반 부분은 물 헹구는 정도? 그런데 그 밑에 그릇 놓는 틈 사이, 그리고 프레임과 플라스틱 사이 틈, 물받이 아래쪽까지… 세제 찌꺼기랑 기름기, 물때가 섞여서 굳어져 있었어요. 그게 마르고 또 고이고, 계속 반복되면서 거의 진흙처럼 굳어져 있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물로 헹궈보려고 했는데, 꿈쩍도 안 해요. 스펀지로는 절대 안 닦이고, 칫솔로 박박 문질러야 조금씩 떨어지더라고요. 심지어 틈 사이는 이쑤시개로 긁었어요. 얼마나 오래됐는지 냄새도 묘하게 올라오고, 미끄덩한 느낌에 속이 다 뒤집힐 뻔했어요. 근데 더 충격인 건… 전 그 위에 맨날 아이 식판을 올렸다는 거예요. 진짜 그날 이후로 건조대 밑은 그냥 무조건 닦게 됐어요.
건조대 밑은 왜 이렇게 더러워지는 걸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더라고요. 우리가 설거지하고 젖은 그릇 올려두잖아요. 그러면 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기름기, 음식 찌꺼기도 같이 흘러내리거든요. 특히 국물이 많았던 그릇이나 기름진 반찬 닿았던 접시는 그 잔여물까지 떨어져요. 그게 밑에 쌓이고, 하루 이틀 지나면서 점점 눌어붙고, 마르고, 또 물 떨어지고… 그게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더러워지는 거예요. 근데 문제는 눈에 잘 안 보인다는 거죠. 건조대 밑을 일부러 들춰보는 경우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까 ‘언젠가 청소해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뤄지게 돼요. 저도 솔직히 몇 달은 손도 안 댔던 것 같아요. 그냥 위에만 물기 닦고 말았지, 그 밑은 아예 신경도 못 썼어요. 그게 이렇게까지 심해질 줄은 정말 몰랐어요. 특히 여름철에는 습하고 더우니까 거기서 냄새도 나기 시작해요. 어떤 날은 부엌에서 뭔가 쉰내 같은 게 나서 음식물쓰레기통 비웠는데도 계속 나더라고요. 그게 알고 보니까 식기건조대 밑에서 올라오던 냄새였어요. 눈으로는 안 보여도, 안쪽에 쌓인 이물질이 썩고 있었던 거예요.
저는 이렇게 관리해요 – 어렵진 않아요
그날 이후로는 진짜 작정하고 주기적으로 청소하게 됐어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설거지 끝내고 나서 건조대 트레이랑 프레임을 다 분리해요.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 한 스푼 넣고, 그 물에 한 10분 정도 담가두면 기름기랑 때가 불어요. 그다음엔 구석구석 칫솔로 닦고요. 틈은 면봉이나 나무젓가락에 물티슈 감아서 쑤셔주면 진짜 잘 닦여요. 그리고 물받이 트레이 아래쪽도 꼭 닦아야 해요. 물기만 털어내는 걸로는 절대 안 돼요. 거기도 막 미세하게 곰팡이처럼 생긴 게 생기더라고요. 저는 락스는 잘 안 쓰는 편이라 베이킹소다랑 식초로 닦는데, 혹시 찝찝하면 락스 희석해서 쓰셔도 괜찮아요. 냄새만 잘 환기시켜 주면 되니까요.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건, 설거지 끝나고 나서 건조대 밑을 물티슈로 한 번씩 쓱 닦는 습관이에요. 처음엔 귀찮은데, 익숙해지면 10초도 안 걸려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상태가 정말 달라지더라고요. 물기랑 기름기 바로 닦아내면 쌓일 일이 없으니까요. 예전엔 식기건조대는 그냥 위에만 닦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 밑을 한 번 본 이후로는 생각이 정말 달라졌어요. 우리 가족이 입에 대는 그릇, 특히 아이가 쓰는 식기까지 항상 올려두는 곳인데, 그 밑이 그렇게 지저분했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정말 무섭더라고요. 혹시 지금까지 저처럼 한 번도 열어보지 않으셨다면, 오늘이라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저처럼 깜짝 놀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 후로는 분명히 달라질 거예요. 진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