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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중국 매체는 기묘한 사기 사건을 보도했다. 사건의 주범인 남성 ‘천 모’는 8월 9일 상하이에 도착해 8월 19일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단 10일 동안, 한편으론 공원 벤치에서 노숙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고급 유흥업소를 드나드는 극단적인 생활을 반복했다.
그의 생활비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 해답은 그가 저지른 치밀한 ‘현금 위장 사기’ 안에 숨어 있었다.
■ 사건의 시작 — “밤마다 쓰는 현금 수십만? 알고 보니 전부 연습용 지폐”
8월, 상하이 푸퉈 경찰서는 한 여성 ‘류첸(가명)’으로부터 신고를 받았다. 류첸은 자신을 찾아온 한 남성, “야간업장 사장”을 자처한 천 모에게 속았다고 밝혔다.
류첸은 전날 천 모의 요청으로 식사와 유흥 동행을 했고, 천 모는 이에 대한 보수 3,500위안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날, 천 모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류첸의 집을 찾아왔다. 봉지 속에는 5~6만 위안 상당의 두툼한 현금이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천 모는 “풍수 때문”이라며 그 돈을 침대 밑에 눌러두라고 말했다.
류첸은 마침 집세를 내야 했고, 그 돈 중 일부를 사용하려 하자 천 모는 전화가 왔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후 류첸이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 겉에 몇 장만 진짜 지폐, 나머지는 전부 연습용 ‘연습 지폐(练功券)’였다.
■ 같은 수법에 속은 여성들… “그가 들고 다니던 돈뭉치를 보고 안심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천 모의 피해자는 류첸뿐이 아니었다. 그는 고급 레스토랑·유흥업소·호텔 등을 하루에도 여러 곳 드나들며 그때그때 동행한 여성에게 비용을 결제하게 했다.
여성들이 속아 넘어간 이유는 동일했다.
- 두툼한 ‘현금 뭉치’를 직접 보았고
- “이 돈으로 오늘 모든 비용을 계산하겠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
하지만 여성들이 눈치를 챌 즈음이면 천 모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체포 당시 그가 입고 있던 옷, 최신 스마트폰 역시 전부 누군가 대신 사준 것이었다.
■ 범행 수법 — 계획적이고 치밀한 ‘1일 완성 사기 루틴’
천 모는 경찰에서 “그냥 공짜로 즐기고 싶어서 그랬다(白嫖)”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의 방식은 단순한 충동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패턴이었다.
- 가짜 계정으로 SNS·단체 채팅방에 ‘고액 페이 플레이’ 모집 글 게시
- 만남 시 연습 지폐를 두툼한 현금처럼 보여주고, 위·아래에 진짜 지폐를 덧씌움
- “오늘 비용은 모두 여기서 결제한다”는 명목으로 상대에게 계산 유도
- ‘중개인’ 역할까지 연기하며 중개 수수료까지 챙김
- 바로 다음 타깃을 찾기 어려운 날엔 거리에서 노숙하며 잠시 생계 유지
즉, 하루 만에 사기·결제·중개비 갈취를 마무리하고 도주하는 구조였다.
■ 피해액 약 5만 위안… 더 충격적인 것은 그의 ‘공범’
경찰은 현재까지 5명의 여성 피해자를 확인했으며, 이들이 대신 결제한 비용과 중개비 등을 합하면 총 5만 위안(약 95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사실은, 천 모에게 도움을 준 공범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공범은 바로 농촌 출신의 대학원생 ‘딩페이(가명)’. 가정의 기대를 받던 그는 소액의 이익에 혹해 처음엔 자신의 은행 계좌를 빌려주고, 나중엔 직접 천 모의 중개비 수금을 도우며 결국 범죄의 공범이 되고, 학교에서도 퇴학당했다.
■ 법적 조치 — 사기죄로 구속, 공범도 형사 조치
현재 천 모는 사기죄 혐의로 검찰의 구속 승인을 받은 상태다. 공범 딩페이 역시 사기 방조 혐의로 형사 처벌 절차가 진행 중이다.
■ 사건이 주는 메시지
이 사건은 단순한 연애 사기가 아니라, 심리적 신뢰를 이용한 ‘현금 위장 사기’의 전형이다.
특히:
- 현금 뭉치의 시각적 효과
- 고급 장소 출입으로 만든 ‘부자 이미지’
- 중개인 역할까지 더한 ‘정교한 연출’
이 모든 것이 피해자들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짧은 시간 안에 호화로움과 노숙을 반복한 천 모의 삶은 사기의 본질이 얼마나 공허하고 위험한지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경찰은 유사 사건이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