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다리에 이상하게 저릿저릿한 느낌이 들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당기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면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낮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유독 밤만 되면 다리가 불편하고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반복된다면, 그 원인은 단순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 그 이상일 수 있다. 자주 반복되는 다리 저림은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다. 그 원인을 정확히 알고, 생활 속에서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1. 혈액순환 장애가 만드는 신경 압박
밤마다 다리가 저린 이유 중 가장 흔한 원인은 '혈액순환의 문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 있는 경우 하지 쪽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말초신경이 압박될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혈관 탄력이 떨어지면서 다리 쪽으로 내려간 혈액이 심장으로 잘 돌아오지 않는 정맥순환 장애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종아리나 발끝에서 저림, 통증, 무거운 느낌이 동반되며, 자다가 깨거나 다리를 자주 움직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처럼 신경과 혈관이 동시에 자극을 받으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신경성 다리 저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다리 부종이 심하거나 오래 서 있는 직업군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저녁 시간에는 혈액순환이 하루 중 가장 느려지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밤에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추운 날씨나 에어컨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저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2. 신경 이상이나 척추 관련 원인일 수 있다
다리 저림이 단순한 혈류 문제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허리나 골반 쪽에서 시작해 다리로 퍼지는 듯한 저림이 있다면, 좌골신경통이나 요추 디스크 같은 척추 관련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누워 있거나 한 자세로 오래 있을 때 저림이 심해지고, 통증이 다리 뒤쪽이나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런 증상은 밤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침이나 활동 중에도 나타날 수 있지만, 수면 중에는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에 신경 압박이 더 도드라지면서 저림이 유독 강하게 느껴진다. 다리 감각이 무뎌지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에서 MRI나 근전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당뇨병 초기 증상으로 말초신경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말초신경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반복되는 저림 증상이 있다면 혈액 검사로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3.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리 저림 완화법
다리 저림이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자세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다리를 꼬거나, 무릎 위에 발을 올려두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자기 전에는 종아리나 발목, 허벅지 주변을 가볍게 마사지해 혈류를 유도해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발끝으로 10~15회 서서히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펌프 역할을 하며 정맥순환을 도와준다. 또한 발을 심장보다 약간 높게 올리고 자는 것도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 다리 저림을 완화할 수 있다.
물 섭취도 중요한 요소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끈적해지고, 말초혈류가 느려질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땀이 나는 체질이라면 저녁에 소량의 물을 나눠 마셔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수면 중 화장실에 자주 가는 체질이라면 수분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면 환경도 점검해 보자. 발이 시리거나 차가운 상태에서 자면 혈관이 수축되어 저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자기 전에는 발을 따뜻하게 덮고, 실내 온도는 너무 차갑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전기장판 대신 온찜질팩 등을 활용해 다리 주변을 부드럽게 데워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밤마다 다리가 저린 증상은 생각보다 흔하지만, 그 원인은 다양하다.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증상일 수도 있지만, 반복된다면 자세, 혈류, 신경 문제 등 몸 안에서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생활 속 작은 습관부터 점검해 보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좋은 수면은 건강한 몸에서 시작된다. 다리 저림 없이 편안한 밤을 보내기 위한 준비, 오늘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