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콘트라코스타 카운티(Contra Costa County) 월넛크릭(Walnut Creek)의 한 중국계 커뮤니티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살인 사건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열렸습니다. 용의자 하워드 왕(Howard Wang, 중국명 霍德华·王)은 지난 9월 18일 자택에서 37세 아내 궈링링(郭玲玲, 음)과 장모 청베이민(程贝敏, 음)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두 사람의 8세 쌍둥이 딸이 발견되어, 아이들은 직접 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사망한 궈링링과 어머니 청베이민
잔혹한 범행 수법과 거짓 진술
범행 후 하워드 왕은 도주를 시도했지만 곧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그는 먼저 칼로 부인과 장모의 목을 그은 뒤, 9mm 권총으로 두 발을 쏘는 등 잔혹한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체포 후 그는 “도망가는 침입자에게 총을 쏜 것”이라며 거짓 진술을 했습니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43세의 하워드 왕은 현재 ▲가중처벌이 포함된 2건의 1급 살인 혐의 ▲증인 신고 방해 혐의 ▲아내에 대한 반복적인 폭력 혐의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불륜 상대도 공범으로 체포 — 증거 인멸 및 도주 방조 혐의
하워드 왕이 체포된 지 일주일 후, 경찰은 또 다른 중국계 여성 왕옌(王燕, 음, 45세)을 추가로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왕옌은 하워드 왕의 불륜 상대였으며, 사건 직후 그에게 체포와 재판을 피하도록 조언하고 도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경찰은 그녀가 사건 직후 왕의 집에 침입해 도둑질을 시도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휴대폰을 파손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왕옌은 ▲증거 인멸 ▲사후 방조 ▲1급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첫 번째 공판에서는 왕옌이 피해자 가족과 법정 내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일도 발생해, 결국 경찰이 나서 사태를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가정폭력의 그림자 — 반복된 신고와 위협
미국 콘트라코스타 카운티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하워드 왕은 현재 보석이 허용되지 않은 채 구금 중이며,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왕옌 역시 9월 30일 재판을 받았지만, 두 피의자 모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궈링링의 생전 친구는 “링링은 결혼 생활이 매우 불행하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어요. 그녀는 고통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강한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궈링링은 2023년 이후 여러 차례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한 이력이 있습니다. 검찰은 하워드 왕이 2023년 1월 아내의 신고를 막으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024년 1월 이혼 신청을 했지만 8월에 철회했고, 같은 달 아내를 위협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커뮤니티의 연대 — 쌍둥이 딸을 위한 모금
현재 현지 중국계 커뮤니티는 궈링링의 쌍둥이 딸을 돕기 위한 모금을 진행 중입니다. 모금액은 아이들의 생활비와 장례 절차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모금 주최자 천(陈) 씨는 “이 사건은 ‘보이지 않는 전염병’이라 불리는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링링은 사랑이 많은 어머니이자 딸, 그리고 친구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반드시 세상에 알려져야 하고, 두 아이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