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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일본 전 총리 아베 신조를 총격 살해한 山上彻也(야마가미 데쓰야)의 재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월 18일 열린 제8차 공판에서 그의 모친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녀는 법정에서 일본 국민 전체를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며 “범인은 나다. 아들을 이렇게 만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 1억 엔을 ‘통일교’에 헌납… 그리고 무너진 가족
야마가미 모친은 과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舊 ‘통일교’)에 무려 1억 엔(약 9000만 원)을 헌금했습니다.
그녀는 재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일을 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큰 실수였다. 헌금에 몰두한 나머지 아이들을 버려두었다.”
이 거액 헌금에는 남편의 사망보험금, 집안 재산 등이 포함되었고, 결국 가계는 파탄났습니다. 그녀는 1999년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 “집엔 제단이 있었고, 엄마는 사라졌다”… 딸의 절규
이날 법정에는 처음으로 야마가미의 여동생도 출석했습니다.
그녀는 통일교 신앙에 빠진 모친의 모습을 참담한 심경으로 증언했습니다.
- 집 안에 제단처럼 꾸며진 공간이 있었고
- 사진과 물건들을 놓고 하루 두 번씩 기도
- 방과 후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는 늘 부재
- 아이들은 사실상 방치 상태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고통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 ‘가족 붕괴’의 결과… 자살, 파산, 그리고 복수심
야마가미 가족에게 닥친 불행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 아버지: 장기간 투병과 알코올 문제 끝에 자살
- 형: 어머니의 계속된 헌금에 극심한 분노 → 2015년 결국 자살
- 야마가미 본인: 24세 때 보험금을 동생에게 남기려 자살 시도
- 모친은 헌금으로 전 재산 탕진 → 파산
가정을 무너뜨린 원인이 통일교라고 확신한 그는 ‘직접 교단 인사를 공격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후원자라 여겨진 인물을 겨냥하겠다’고 결심합니다.
■ 2022년 7월 8일 — 일본 현대 정치사에 남은 충격의 날
2022년 7월 8일, 일본 나라현.
참의원 선거 지원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야마가미는 자작 총으로 두 발을 발사했습니다.
치명적 출혈로 아베는 사망했고, 일본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암살이 아닌 ‘종교·정치·가정 파탄’이 얽힌 복합 사회 문제로 확산되며 일본 전역에서 큰 논란과 성찰을 불러왔습니다.
■ 재판의 핵심 쟁점: “감형 가능한가?”
현재 재판의 핵심은 야마가미에게 감형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 변호 측 주장
가정 파탄 → 극심한 심리적 압박 → 종교단체에 대한 왜곡된 ‘복수심’이 형성되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가정이 무너졌고, 그는 종교단체의 피해자였다. 그의 행동은 왜곡된 정의감에서 비롯되었다.”
■ 검찰 측 주장
- 고도로 계획된 정치적 테러
- 사회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큼
- 살인의 고의성 명백
따라서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그의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가 더 강했다면, 아들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베 신조 씨도 여전히 살아 계셨을 것입니다.”
그녀의 말은 법정에 깊은 침묵을 남겼고, 야마가미 본인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끝까지 침묵했습니다.
■ 이 사건이 남긴 질문
- 종교의 이름으로 가족을 파탄 낸 현실
- 정치와 종교의 결탁 문제
- 방치된 가정 내 아동·청소년의 고통
-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진 사회적 실패
- 일본 사법부의 판단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 재판은 단순히 한 남성의 범죄가 아니라 한 가족, 한 사회, 한 정치체계의 ‘균열’이 드러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일본 사회 전체가 주목하고 있습니다.